🎷금빛으로 반짝반짝 빛나는 색소폰이 목관악기라는 사실이 재밌게 느껴지지 않나요? 까데호와 함께하는 첫 번째 공연, <Wooden Language>에선 이 단단한 나무를 통해 세상 유연한 대화를 나눌 예정입니다. 색소포니스트, 김오키와 함께요! 나무를 통해 무궁무진 뻗어나가는 까데호의 이야기입니다.
까데호가 사용하는 악기들은 전부 나무가 재료의 주를 이루고 있다. 쇠줄을 엮어 치고 금속 부분들을 이용해 장식적이고 순간적으로 증폭되는 소리를 만들지만 그 소리의 아래에는 늘 나무가 있다. 합주를 하다보면 가끔 스피커의 울림이 아니라 나무의 진동이 느껴질 때가 있다. 소리의 가공이 많지 않은 경우에 그리고 긴 음들이 이어질 때 간혹 몸으로 느껴지는데 얇고 작은 고막에 전달되는 것처럼 직접적이고 자극적이지 않지만 순간적으로 내 몸과 주파수가 맞아 함께 울림을 만드는 느낌을 받는다. 소리의 시작이 전기 신호인 악기들에서는 느낄 수 없는 현상이다. 가끔은 악기가 스스로 연주하는 것 같은 착각이 들 때가 있다. 그럴 때는 내 의도 보다 악기가 내는 진동의 결을 따라간다. 그 순간이 되면 내가 내고자 했던 소리에서 마침내 자유로워진다.
나무는 평소에도 사람과 이런 교류를 한다. 그 형태가 식기이던, 지팡이건, 책상이던 상관없이 늘 사람들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사람들이 가진 육체와 사고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관점의 차이겠지만 나무의 물성에 집중할수록 도구로서의 일차원적인 존재가 아니라 사람이 닮을 수 있는 대상이 된다. 나무의 진동은 자극적이지 않지만 묵직하고 담백하다. 가끔은 표면의 현란하고 멋진 소리보다 몸 전체를 도는 나무의 소리가 더 잘 들릴 때가 있다.